코로나19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년 전부터 경고해 온, 전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미지의 '질병 X'(Disease X)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질병 X'는 실존하는 질병의 명칭은 아니다. 2년 전 WHO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등 기존하는 7개 질병에 더불어, 당시 기준으로 아직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질병인 '질병 X'가 향후 전 세계에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기에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표했던 바 있다.
WHO는 질병 X가 "현재로서는 인간에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병원체가 국제적인 심각한 전염병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근 WHO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쿱만스는 생물학 저널 '셀'(Cell)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억제 제 가능성은 아직 모르지만, 현재의 질병 사태는 점점 더 '질병 X'의 분류 기준에 들어맞는 최초의 대유행 위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쿱만스는 "사태 초기에 관찰된 바에 의하면, 바이러스의 근원, 감염성, 그리고 전염력이라는 측면에서 코로나19는 사스와 유사하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그러나 (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이후 전 세계의 항공기 여행은 10배로 늘어났고, 반면 유행병을 억제하려는 노력은 감소한 바 있다"며 현재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쿱만스는 각국이 질병 X를 비롯해 WHO가 경고한 8개 감염병에 대한 대처를 게을리 했다는 사실을 성토했다. 기고문에서 그는 "과거 나의 고향 마을에서는 막을 수 없는 홍수로 매년 겨울 누군가가 집을 잃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과거 수십년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홍수 방벽을 만든다"며 "감염병이라는 홍수를 막는데 있어 오늘날 일부 국가들은 이런 방벽들을 만들어 낸 반면 어떤 국가들은 아직도 모래주머니에 의지하는 수준이다. 방역망의 약점이 어느 쪽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 당국과 여러 국가의 보건 및 질병연구 주체들이 펼치고 있는 종합적 노력이 성공적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사태의 향후 예측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arny@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