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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기린 보호하는 유전자 발견…인간도 혹시?

입력 2021-03-18 17:06:31 수정 2021-03-18 17: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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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길이가 2m에 육박하는 기린의 혈압은 인간 및 다른 포유류의 혈압보다 2.5배 높다. 타고난 '고혈압' 체형인 것이다. 하지만 기린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고혈압 질환은 겪지 않는다.

기린의 이런 독특한 생체 현상의 비결이 된 유전자가 확인돼, 인간 고혈압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펜하겐대학 생물학과 라스무스 헬러 부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기린 게놈 분석을 통해 'FGFRL1'이라는 유전자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수컷 '로스차일드 기린'(Giraffa Camelopardalis rothschildi)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기린과 흡사한 '오카피'등 50종의 포유류와 비교했다.

유전자 비교 결과, 기린에서 독특한 변화를 보인 490개의 유전자 중 FGFRL1이 7가지의 변이를 보였다. 변이된 FGFRL1 유전자는 인간과 쥐에서 심혈관이나 뼈의 결함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로 기린의 변이 FGFRL1을 실험용 쥐에 투입하고 혈압을 높이는 약물을 맞힌 뒤 일반 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실험용 쥐는 고혈압이 생기고 신장과 심장 등에 문제가 생겼지만 기린의 변이 유전자를 가진 실험용 쥐는 혈압이 약간 올라간 것 외에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뼈의 밀도도 더 높아지고 단단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핼러 교수는 FGFRL1 유전자에 대한 앞으로의 연구가 인간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고혈압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여러 개고, FGFRL1이 인간의 고혈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없어 치료까지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린은 주변의 포식자를 경계해 하루 40분밖에 자지 않으며 심지어 3~5분씩 끊어서 잔다. 이때문에 다른 포유류보다 훨씬 잠을 짧게 자는 쪽으로 생체리듬이 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유류의 생체를 통해 인간 치료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1-03-18 17:06:31 수정 2021-03-18 17:13:19

#고혈압 , #기린 ,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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