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욱 거세진 주식 열풍에, 아이에게 주식 계좌를 만들어주는 부모가 많아졌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8개월 아기의 엄마 A(36)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축과 부동산에만 관심을 쏟다가 최근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A씨는 "이제야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지만, 지인을 통한 정보와 꾸준한 공부를 통해 투자 금액을 늘려갈 계획" 이라며, "딸을 위해 시작한 부분이 크다"고 밝혔다.
주식은 10년 당 2000만원씩 증여세가 면제된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주식을 모으면 아이가 20살이 되는 해에 4천만원을 증여세 없이 줄 수 있다. 증여세에 대한 걱정과, 은행의 낮은 금리로는 재산을 불릴 수 없다는 인식이 커진 가운데, 차라리 아이에게 들어오는 세뱃돈과 용돈을 모아 주식을 사주려는 부모들이 늘었다. 비대면 시대인 만큼, 돌잔치를 여는 대신 친인척의 축하금으로 주식을 사주려 하는 엄마들의 글도 눈에 띈다.
이렇게 주식의 장점이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주식에 눈을 뜬 엄마들이 늘어났다. 유명 맘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주식 관련 글들이 올라온다. 아이 계좌로 투자하기 좋은 주식을 묻고,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현재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파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삼삼오오 의견을 나눈다. 아이의 용돈 내지는 세뱃돈으로 사 들인 몇 주의 주식에서 출발해, 가계 제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는 엄마들도 많다.
아기의 첫 주식을 어디에 투자해야 좋을지 묻는 글에는 '미장(미국 주식시장)', '국장(국내 주식시장)'과 같은 국내외 선호부터, 미국 ETF(Exchange Traded Fund :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와 관련해 'SPY'에 투자해라, 'QQQ' 등 의견이 갈리는 댓글까지 다양하다. 안정적인 3개 기업에 분산 투자를 하라는 조언, '디즈니'처럼 아기와 어울리는 주식을 추천하는 엄마도 있다. 주식을 도박으로 여기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아는만큼 돈 버는' 투자처로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으로 아이들의 통장을 채우려는 부모들의 분위기를 걱정하는 엄마들도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주식을 잘못 했다가는 아이에게 한 푼도 물려줄 수 없을 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정당한 댓가로 돈을 받고,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한탕주의를 가르치게 될까 염려된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부자로 만들고 싶다. 그 수단으로 '주식'이 유망하게 떠오른 지금, 엄마들은 계속해서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움직인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초점을 두던 맘카페 엄마들이 '마마개미(주식에 뛰어든 엄마들)'로도 변신해 빠르게 왔다갔다 하는 이유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부모만이 분명 내 아이를 부자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