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생 사슴 무리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동물이 인간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다시 전파하는 숙주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와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수의학 연구팀은 아이오와주 흰꼬리사슴 무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널리 퍼져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작년 4~12월에 흰꼬리사슴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RC)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30%가 코로나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또 작년 11월 23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에 해당하는 겨울철 대유행 기간에는 사슴 80%가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수의학 미생물학자 바벡 카퍼는 "100여 마리 야생 사슴을 포함해 거의 300마리 사슴의 림프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NPR은 "이번 연구 결과는 흰꼬리사슴이 코로나바이러스 저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동물들이 바이러스를 주기적으로 인간에게 다시 퍼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코로나 감염 확인을 시행한 사슴 중에는 사냥꾼들이 잡은 야생 사슴과 도로를 지나던 차에 의해 '로드 킬' 피해를 입은 사슴 등이 포함됐다.
연구에 참여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수의학 바이러스학자 수레시 커크푸디는 "만약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외에 다른 숙주를 찾는다면 그 동물 숙주는 바이러스에 안전한 피난처가 되는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 통제와 퇴치가 점점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수의학 전문가도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오하이오주 주립대 수의학자 린다 사이프는 "미국 중서부와 동부 지역에서 사슴의 코로나 감염률이 꽤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사슴 무리에 퍼진 코로나바이러스가 진화해 새 변종을 만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네브래스카주 링컨 어린이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눈표범 3마리가 최근 코로나에 감염돼 죽었다는 사실이 CNN 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동물원 측은 지난달 눈표범과 호랑이가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이 중 눈표범이 감염 후 증상을 나타내다가 죽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침팬지와 고릴라 등 유인원, 호랑이 등 큰 고양잇과 동물, 족제비, 밍크 등의 포유류 동물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