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아이스크림 등 간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용돈 고민이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박모 씨는 "아이들과 용돈 액수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다"며 "아이들이 한달 전부터 일주일 용돈을 1만원으로 올려 달라고 투정을 부린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박 씨의 아이들은 현재 1주일에 7000원씩 용돈을 받고 있는데, 이 액수로는 준비물 몇 개만 사도 금방 부족해진다고 말한다.
박 씨는 “워낙 물가가 많이 뛰어 아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도 방과 후 친구들과 편의점을 들를 때마다 간식 가격이 올라 용돈이 부족하다고 아우성들인데 앞으로 물가가 더 뛰면 어떡하나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한 물가에 초·중·고등학생들의 경제생활도 영향을 받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 간식 가격이 속속 인상되고 있다. 농심은 이달부터 22개 과자류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새우깡’ 출고가가 7.2%, ‘꿀꽈배기’, ‘포스틱’, ‘양파깡’ 등이 6.3%씩 올랐고, 이는 새우깡(90g 기준) 소매점 판매가는 1300원에서 100원가량 오른 셈이다.
빙그레도 이달부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투게더’ 소매점 판매가는 5500원에서 6000원, ‘메로나’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
과자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자 집에서 용돈을 타 쓰거나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하는 1020 세대들의 체감물가가 폭등세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학철을 맞아 학부모와 자녀 간의 용돈 갈등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들도 인상에 가담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도 아이스크림 가격을 평균 8% 올리면서, 컵·콘 기준 싱글 레귤러(한가지 맛)는 3200원에서 3500원으로 300원원 인상됐으며, 더블 레귤러(두가지 맛)는 6200원에서 6700원으로 500원 올랐다. 앞서 수입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도 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아이스크림 미니 사이즈가 4800원에서 5200원이 됐다.
하나은행 금융플랫폼 아이부자앱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월평균 용돈(2021년 6~12월 기준)은 6만4000원, 중학생 4만원, 초등학교 고학년생(4학년 이상) 2만2300원, 초등 저학년은 1만7500원으로로 조사된다. 초등학생 저학년은 새우깡 하나만 사먹어도 일주일 치 용돈의 3분의 1을 쓰게 된다. 베스킨라빈스에서 더블 레귤러 아이스크림 콘 하나를 사먹는 것은 한달 용돈의 절반이 날아가는 큰 사치다.
이 뿐만 아니라 카페 음료 가격도 연이어 인상되고 있는 추세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커피빈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도 줄줄이 음료 가격을 올렸다. 저렴한 가격으로 청소년 고객들을 많이 끌어모았던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머드익스프레스도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주요 음료 메뉴 가격을 올렸다. 스몰 사이즈 기준으로 카페라떼는 1700원에서 1900원으로 인상됐다.
학원 등 교육계에서는 방과 후 김밥 한 줄, 음료 한 잔 마시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아이들이 혹시나 공부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