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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

입력 2022-06-20 17:43:06 수정 2022-06-20 17: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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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정규교육을 받기 이전부터 부모는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다. 어느 집 아이는 4살도 되기 전에 영어 유치원은 다닌다는 소식도 들린다.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를 상대로 벌써 무언갈 가르치자니 부모의 욕심같고, 그렇다고 주변인의 말을 아예 무시하기도 힘들다. 취학 전 아이는 얼만큼의 교육이 필요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데에 있다. 취학 전 아이들도 나이에 따라 인지 발달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평균 지표가 있다. 하지만 7세 미만 아이에게 이런 지표는 사실상 중요치 않다. 학습과 발달의 속도가 아이마다 다르며, 지금의 학습 수준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아기에 부모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발달 영역은 학습이 아닌 '운동'과 '언어 발달'이다. 이 두 가지 영역에서 뚜렷한 지연이 나타날 경우 앞으로의 성장 과정에도 문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언어 발달이 1년 이상 지연되거나 운동 발달이 또래보다 현저히 늦어진다면, 그런 발달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일은 흔하다.

현재 교육과정에 따르면 한글 학습은 유치원에서도 일부 진행하도록 내려오고 있다. 예전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유아 교육에서 한글이나 수 학습이 중심적인 학습 목표는 아니다.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사회의 규칙을 배우고, 다른 이들과 관계 맺는 기술을 터득하며 기본 인성을 갖춰나가는 것이 가장 최우선시 해야 할 목표다.

인지 발달상으로는 다양한 사물을 직접 경험하며 사물의 연관성을 찾아나가야 하는 시기다. 이 과정 없이 글자 교육에만 집착하게 되면 아이들이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치가 제한될 수 있다. 생각하는 힘과 깊이가 충분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발달 수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지, '진도를 빨리 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시기에는 꼭 필요한 것만 뽑아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깊이, 충분히, 제대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무언가 하나를 한다는 것은 다른 무언가를 놓치는 것이다. 한글, 영어, 숫자를 열심히 가르친다면 그 시간에 달리 경험하고 배울 무언가를 놓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놓치고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이에게는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는 법이다.

유아기에 한글과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아이의 관심사에 맞춰 부모가 아이를 돕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대로 흔들림 없이 꿋꿋이 아이를 지켜봐주는 부모가 성공적인 교육자다.

참고 : 취학 전 아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우리아이 괜찮아요, 2014. 11. 20., 서천석)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6-20 17:43:06 수정 2022-06-20 17: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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