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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생증으로 술 사는 10대들...업주 '골머리'

입력 2022-08-02 09:34:08 수정 2022-08-02 1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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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소재 대학을 다니는 김모(23)씨는 지난 3월 경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3~4년 전 김씨가 잃어버린 학생증을 학교 밖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사용하다가 걸렸다는 것이다.

자신이 오래 전에 잃어버린 학생증을 누군가 계속 사용했다는 사실에 놀란 김씨는 경찰서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한 청소년이 김씨의 학생증을 이용해 꾸준히 술과 담배를 구입했단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김씨 학생증은 은행 계좌와도 연결되어 있어, 해당 청소년이 성인 인증 뿐만 아니라 돈을 입금한 뒤 술과 담배를 사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점주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이같은 범행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편의점 점주들도 청소년들의 이런 학생증 악용 사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학 학생증만 믿고 바로 술을 팔았다가 학생의 부모가 찾아와 따지거나, 영업 정지를 당하고 청소년 보호법 위반죄로 벌금까지 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대학교 근처에 있는 편의점은 신분 확인이 비교적 허술하기 때문에 이를 노리고 당당히 찾아와 술과 담배를 사는 청소년들 탓에 애꿎은 편의점 상인만 책임을 오롯이 짊어져야 한다.

강원대학교 인근에서 15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상인은 "학생증을 봐도 구별하기 어렵다"며 "의심스러우면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을 자세히 보여달라고 하는데 '코로나 시대인데 이래도 되느냐'고 적반하장으로 화내는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편의점 업주들도 "사람이 많을 때 순식간에 몰려 들어오면 일일이 검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거나 "청소년인 줄 모르고 술 담배를 팔았다가 한 달 영업정지를 당했는데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술이나 담배를 살 경우 청소년들은 대개 훈방 조처되지만 편의점은 형사처벌이나 행정처분을 받는다.

강원경찰 관계자는 2일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범죄예방 교실 및 찾아가는 청소년 상담소 '도란도란' 등 아웃리치를 통해 술, 담배의 부작용 등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타인 신분증을 범죄에 사용하면 처벌받을 수 있음을 지속해서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청소년 이용시설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하는 등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08-02 09:34:08 수정 2022-08-02 1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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