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Mindfulnss meditation)'이 불안장애 환자에게 약물치료 만큼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조지타운대 메디컬센터 엘리자베스 호지 박사팀이 성인 불안장애 환자 276명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이같은 효과가 증명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약물요법과 명상그룹으로 나눠 8주간 치료했고,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불안 증상이 약 20%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불안장애 환자를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다음, 약물요법 그룹에는 불안·우울 치료제인 '렉사프로'의 복제약 '에스시탈로프람'을 10~20㎎ 복용하게 했다. 또 명상그룹은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반 동안 명상 코스에 참여하고 각자 따로 매일 40분씩 명상을 하게 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8주 치료기간이 끝난 후 불안 증세가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지 교수는 "렉사프로는 모든 불안 환자에게는 아니지만 불안 치료에 널리 처방하는 훌륭한 약"이라며 "이 연구가 불안장애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법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약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거나 항불안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에게 약 대신 명상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상을 시작하는 것은 약물 요법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불안치료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챙김 명상은 동남아시아 중심의 남방 불교권에서 2000년 넘게 수행되던 명상법이다. 연구팀은 1970년대에 존 카바진 박사가 개발한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MBSR :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요법을 사용했다.
호지 교수는 "명상은 연습할 수 있는 기술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명상에서 생각과 다른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운다"며 "명상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버리고 인내하고, 생각에 관대해지고, 생각을 그냥 흘러가게 하는 법을 연습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명상이 어렵고, 마음에서 생각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사실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명상하려는 의도"라면서 "연습을 반복하면 생각으로부터 조금씩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지 교수는 이 연구가 환자들이 의사와의 상담 없이 약을 중단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약을 먹고 있다면 동시에 명상을 시도할 수 있다. 약을 끊고 싶다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약물과 명상 중 어떤 것이 특정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더 좋을지 예측할 수 있도록 그 변수를 밝혀내는 연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치료법을 권장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음챙김 명상이 약만큼 불안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면 보험사가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 연구가 명상요법에 대한 보험 적용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 학술지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