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교습비로 유명한 '영어 유치원'이 서울에 311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비는 월 100여만원에 달하며, 연단위로 확산할 경우 평균 4년제 대학 등록금의 두 배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20일 '서울시 학원 및 교습소 등록 정보'를 바탕으로 2021년도 유아 대상 영어 학원 실태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반일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전년보다 17개 늘어 311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서초구가 86개, 강동·송파구가 54개로 1·2위를 차지했다.
월평균 학원비는 112만6천원으로 전년보다 약 3만573원(2.8%P) 상승했다. 연단위로 환산하면 1년에 약 1천351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4년제 대학등록금(673만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최고액을 기록한 학원은 동작구에 있는 '버틀러어학원'이었다. 이곳 학원비는 한달에 264만9천원으로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대학등록금의 4.7배다. 2위는 강남구에 있는 '게이트대치어학 학원'(262만7천원)이다.
유아 영어 학원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4시51분으로 초등학교 1,2학년(3시간20분)보다 1시간 31분 길었다. 이는 중학교 수업시간(4시간57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걱세는 "현재 누리과정은 하루 4∼5시간으로 운영되나 대부분은 아동중심 놀이와 활동이 많다. 그러나 영어 유치원은 대부분 영어로 읽고 쓰고 말하는 장기간 학습이 많다"며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건강한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서울 사립초등학교의 연평균 부담금은 약 94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사걱세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서울 39개 사립초의 2021년 회계연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930만2천254원이었다.
이는 전년(2020학년도) 대비 42만9천237원이 줄었지만 4년제 대학 연평균 등록금보다 약 1.4배나 높은 금액이다.
가장 높은 비용을 내는 학교는 성북구 우촌초등학교로 연간 약 1천523만원이 들었다.
사걱세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나이스 학원 정보 등록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학원 설립자가 정확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도록 유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