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세 때 지나친 온라인 비디오(유튜브 등)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이 강박장애(OCD: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박장애란 병균이 묻었을까 봐 지나치게 자주 손을 씻는다든가 문을 잘 잠갔는지, 가전제품 스위치를 제대로 껐는지를 거듭거듭 확인하거나 어떤 물건을 특정 순서대로 가지런히 정리해야만 안심이 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 장애를 말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소아과 전문의 제이슨 나가타 박사 연구팀이 정부의 지원 아래 진행 중인 건강과 뇌 발달에 관한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전체적인 연구 자료 가운데 강박장애가 나타나기 쉬운 연령대인 9~10세 때 연구 대상으로 편입된 아이들 9천2백여 명의 자료를 집중 분석했다.
이 아이들은 온라인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 하루 평균 4시간이었다.
그로부터 2년 사이에 이 중 4.4%에게서 강박장애가 발견됐다.
스크린 타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강박장애 발생률이 15%, 유튜브 같은 온라인 비디오를 시청하는 아이들은 11% 높아졌다.
강박장애는 아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자료를 근거로 진단됐다.
그러나 TV 시청, 휴대폰 문자 교환, 소셜 미디어(SNS)는 강박장애 위험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이들은 온라인 비디오 시청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 상태가 완벽했다고는 할 수 없다. 강박장애 소지가 있는 아이들이 온라인 비디오나 비디오 게임에 끌려 들어가 '중독'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처럼 가리기가 어려운 문제이지만 '양방향 관계'(bi-directional relationship)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즉 어떤 일에 몰두하는 성격의 아이들이 어쩌다 비디오 게임에 빠져들다 보니 강박 심리가 악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뉴욕 몬트피오르 메디컬센터 자폐·강박장애 스펙트럼 프로그램(Autism and Obsessive Compulsive Spectrum Program) 실장 에릭 홀랜더 박사는 온라인 비디오 시청·비디오 게임과 강박장애 사이의 연관성은 쌍방향(two-way)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참지 못하는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지만 잘못된 인터넷 사용이 못 참는 성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바꾸어 가며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한 가지 일을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따라서 아이들이 온라인 비디오 시청이나 비디오 게임이 지나치면 강박장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청소년 건강·의학 협회(Society for Adolescent Health and Medicine) 학술지 '청소년 건강 저널'(Journal of Adolescent Health) 최신호에 발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2-12-27 09:59:01
수정 2022-12-27 09:5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