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진 지 110년 된 낡은 초등학교 건물에서 일하다 천식이 생긴 교사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1심 승소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각엽 부장판사는 교사 A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015년 3월 충남 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게 된 A씨는 그해 11월부터 호흡곤란과 심한 기침 증상을 겪었고 이듬해 천식 진단을 받았다.
그가 일하던 학교는 1905년에 개교한 곳으로 교실 바닥이 나무 자재로 되어 있어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환경이었다. 냉난방 시설도 노후돼 겨울철 실내 온도가 10도 내외 밖에 되지 않았다.
A씨는 천식·폐렴 등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과 질병 휴직을 반복하다가 2019년 12월 "학교의 노후화된 건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에 노출돼 병이 생겼다"며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의학적 증거가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학교에서의 근무로 인해 천식이 발병·악화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법원 감정의 등으로부터 받은 소견을 바탕으로 낡은 건물, 낮은 실내온도 등 근무환경이 A씨의 천식을 발병·악화시켰다고 판단했다.
인사혁신처는 근무환경이 아닌 A씨의 기존 병력이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천식 외에 기타 폐렴 증상은 근무환경 탓으로 볼 수 없다"며 인사혁신처의 불승인 처분이 타당하다고 봤다.
A씨와 인사혁신처는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