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예원씨 제공
30대 산모가 쌍둥이를 출산한 후 하반신 마비 상태가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청주에 사는 36살 동갑내기 부부 이예원·손누리 씨는 지난 7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1분 간격으로 낳았다.
출산 당시 하준은 몸무게 2.6㎏, 예준은 2.4㎏였다. 쌍둥이가 일반적으로 2.5㎏ 안팎으로 태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건강한 상태다.
부부는 2020년 4월에도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2분 간격으로 낳은 바 있다.
쌍둥이를 연속 출산하는 겹쌍둥이는 확률이 10만분의 1 정도로 추정될 만큼 매우 드문 일이다.
하지만 겹쌍둥이를 낳았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출산 직후 산모의 하반신 마비증세로 진행된 정밀검사에서 심각한 결핵성 척추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출산 3개월 전부터 등 통증을 호소했지만 단순한 임신통으로 여겼다. 출산이 멀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밀검사를 받을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예전처럼 건강하게 걸을 수 있을지는 알수 없다.
농자재 회사에 다니는 그는 육아휴직을 한 뒤 아내와 태어난 쌍둥이를 돌보고 있다. 또 다른 쌍둥이 2명은 장모님 손에 맡겼다.
이씨는 "돌볼 가족이 둘이나 늘었는데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막막하다"며 "네 아이를 위해서라도 아내가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서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을 들은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북도가 정성을 다해 겹쌍둥이 가족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긴급 의료지원비 등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지원금 신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하면서 부부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에서도 이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관계자는 "후원 계좌를 열어 민간단체나 개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겹쌍둥이 가족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입력 2023-03-15 14:00:01
수정 2023-03-15 14: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