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0분 이상 낮잠을 자는 사람은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나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 윗부분에 해당하는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해, 젤리가 진동하듯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좌심방에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혈액이 고여 혈전이 형성될 수 있다. 이 혈전은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 보내는 좌심실을 통해 혈류에 실려 나가 떠돌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스페인 후안 라몬 히메넨스(Juan Ramon Jimenez) 대학병원 심장 전문의 헤수스 디아스-후티에레스 교수 연구팀이 대학 졸업생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낮잠을 자지 않는 사람 ▲낮잠을 매일 30분 미만 자는 사람 ▲낮잠을 매일 30분 이상 자는 사람 등 3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14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낮잠이 긴 사람은 짧은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낮잠을 매일 30분 이상 자는 그룹은 30분 미만 자는 그룹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90% 높았다.
낮잠 자는 시간이 매일 15분 이하인 사람은 30분 이상인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42%, 15~30분인 사람은 56% 낮았다.
이는 낮잠의 적정 시간이 15~30분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사람은 낮잠을 짧게 자는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지 않았다.
짧은 낮잠이 낮잠을 아예 자지 않는 것보다 나은 것인지는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긴 낮잠과 심방세동 사이의 연관성일 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긴 낮잠이 심방세동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낮잠 시간이 길수록 우리 몸의 24시간 생체시계(internal clock)가 혼란을 일으켜 야간 수면 시간이 짧아지고 신체활동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