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공권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예고한 케세이퍼시픽의 이벤트 페이지가 시작과 동시에 다운됐다. 선착순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이같이 불안정한 홈페이지로 '선착순' 방식을 택한 업체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16일 케세이퍼시픽은 낮 12시부터 자사 홈페이지에서 홍콩 왕복 무료항공권 1만602장을 선착순으로 배포했다. 이날 홍콩국제공항공사는 캐세이퍼시픽을 비롯한 자국 항공사들과 함께 한국에 2만4000여장의 항공권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접속자가 몰릴 조짐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보였다. 오전 10시30분쯤 캐세이퍼시픽 홈페이지에서 로그인 버튼을 누르자 예상 대기시간이 13분이라는 안내창이 떴다. 오전 11시57분쯤 로그인 사이트에 접속되며 이벤트 페이지로 연결됐다.
정확한 서버시간을 제공하는 사이트 네이비즘에서도 캐세이퍼시픽이 트렌드 순위 1위에 올랐다. 주로 경쟁률이 높은 대학교 인기 강의 신청, 공연 티켓 예매 등 선착순 서비스가 시작되는 시간을 알기 위해 쓰인다.
하지만 서비스가 시작된 낮 12시가 되자 로그인에 성공한 고객들도 모두 로그인이 풀리며 홈페이지에서 튕겨져 나갔다. 접속을 재시도하자 대기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모바일로 접속한 일부 고객에겐 아예 오류창이 뜨기도 했다.
낮 12시2분쯤 재접속에 성공했을때 이미 4만5000명 가량의 사람들이 몰려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 접속에 성공해 인적사항을 적는 페이지로 넘어갔으나 다시 대기시간 창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었다. 이를 두고 '회원 수 올리기에 이용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다.
점심시간과 신청시간이 겹친 탓에 끼니를 거른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한 직장인은 "대기 지옥에 갇혀 점심시간을 다 날렸다"며 "이런식이면 이벤트를 안 하는 게 낫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캐세이퍼시픽은 오후 1시쯤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선착순 신청 마감됐다는 안내 글을 띄웠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