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있는 난청 노인은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대 이비인후과 저문의 프랭크 린 박사 연구팀이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ARIC)' 연구 참가자 3천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도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977명(70~84세)는 난청이지만 치료를 하지 않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그룹, 비교적 건강한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다시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청각 기능에 관한 상담과 함께 보청기를 착용하도록 했다. 다른 그룹엔 건강과 노화에 대한 일반적인 상담만 진행했다.
이와 함께 연구 시작 때와 매년 집행기능, 언어기능, 기억기능 테스트를 3년 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볼 땐 3년 후 두 그룹의 인지기능 저하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그룹만 따로 떼어 분석하자 보청기를 착용한 노인이 착용하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기능 저하가 48% 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교적 건강한 그룹에서는 보청기 착용 소그룹이나 미착용 소그룹이나 3년 간 인지기능 변화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보청기가 치매 위험이 높은 노인들의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난청을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난청이 있으면 뇌가 말과 소리를 듣기 위해 더 힘들게 일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력과 기억력 같은 다른 뇌 기능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노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난청까지 오면 뇌의 수축 속도에 가속력이 붙을 수 있다.
난청은 그로 인한 사회활동이 줄어들면서 결국 뇌 위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성인 약 3분의 2가 노화에 따른 난청을 겪는다고 한다.
소득이 낮거나 중간 수준인 국가는, 난청 노인의 보청기 착용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다.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도 난청 노인의 보청기 착용 비율은 30% 아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