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나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물놀이를 즐긴 후 고열과 허리 통증, 옆구리 통증, 구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급성 신우신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우신염은 신장이나 신우(콩팥깔때기: 소변이 일시적으로 모이는 깔때기 모양의 구조물) 등 상부 요로계가 감염된 것을 말한다. 방광이나 요도가 세균에 감염된 것은 하부 요로 감염이라고 한다.
보통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에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요로계는 요도부터 시작해 방광, 요관, 신장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만약 세균이 요도를 통해 들어와 요도염이나 방광염이 발생했는데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신장까지 침투해 급성 신우신염을 일으킨다. 혈류를 통해 신장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방광염에 걸리면 배뇨통, 빈뇨, 잔뇨감, 요절박, 아랫배의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방광염이 급성 신우신염으로 발전하면 이같은 증상에 더해 근육통, 허리통증, 고열, 구토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백충희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보통 근육통으로 인해 생기는 허리통증은 골반 바로 위에서 느껴지는 반면, 급성 신우신염에 걸리면 척추와 맨 아래 갈비뼈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에 따르면 신장은 이 늑골척추각 부위에 자리해 있다. 신장에는 약 200만 개의 조그마한 혈관들이 모여 있는 사구체가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체내 노폐물이 걸러진다.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남겨두고 불필요한 물질은 내보내 혈액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신장은 혈압 조절에도 관여한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과 낮추는 호르몬을 모두 만들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킨다. 그 뿐만 아니라 비타민D를 활성화하고,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을 생성해 빈혈을 억제한다.
백 교수는 "우리 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돼 빈혈, 피로감, 구토, 식욕부진, 호흡곤란, 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급성 신우신염이 생겼을 때 일찍 치료하면 보통 수일 내로 호전되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성 신우신염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여자는 요도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잘 들어가 급성 신우신염 발생률이 10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또 급성 신우신염 등 요로 감염을 반복적으로 앓을 경우 만성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백 교수는 "만성 신우신염은 CT나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신장 피질에 흉터가 생겨 신장이 울퉁불퉁하게 보이는데, 이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면서 "방광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오래 참지 말고 바로 병원에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