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뇌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캐나다 셔브룩(Sherbrooke) 의대 진단 영상의학 전문의 케빈 휘팅스톨 교수 연구팀은 평생 에스트로겐 노출이 오랜기간 누적될수록 치매,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뇌 소혈관 질환(CSVD)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바이오 뱅크(U.K. Biobank)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 중 폐경 여성 9천163명(평균연령 64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평생 임신 횟수, 생식 수명, 뇌 백질 변성(WMH)을 비교했다.
뇌 백질 변성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뇌의 속 부분인 백질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변성 면적을 측정하면 뇌 소혈관 질환 여부를 알 수 있다.
이 자료에는 임신 횟수 외에 초경 연령, 경구 피임약 복용, 폐경 시작, 호르몬 대체 치료 등에 관한 정보도 담겨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여성의 임신 연수(年數)에 초경부터 폐경까지의 연수를 보태 평생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을 산출했다. 평균적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은 40년이었다.
이어 연구팀은 평생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과 뇌 백질 변성 면적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평생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긴 여성일수록 뇌 백질 변성 면적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성의 뇌 백질 변성 면적은 평균 0.0019ml이었다. 평생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긴 여성은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짧은 여성보다 뇌 백질 변성 면적이 0.007ml 적었다.
연구팀은 이들 중 경구 피임약을 사용한 기간과 합성 호르몬제제를 복용하는 호르몬 대체 치료 기간도 고려했지만 임신 횟수와 생식 기간이 뇌 백질 변성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뇌의 소혈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손상되면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미엘린 수초가 벗겨지면서 신경세포 사이 신호전달이 끊어진다. 이는 치매 또는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폐경 후에는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뇌의 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 최신호에 실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