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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뇌전증 환자의 뇌 속에 세계 최초로 심은 신경자극장치가 발작 증상을 80%나 감소시키는 등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는 뇌전증 환자의 뇌에 신경자극장치를 심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이뤄졌다.
수술받은 환자는 당시 12살이었던 오란 놀슨으로, 그는 약물로 해결하기 힘든 유형의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수술팀은 오란의 뇌에 두 개의 전극을 신경 정보의 핵심 중계소인 시상까지 삽입한 뒤 가로세로 3.5cm, 두께 0.6cm 크기의 신경자극장치와 연결했다. 무려 8시간에 걸친 수술이었다.
이 신경자극장치는 뼈가 제거된 오란의 두개골 틈새에 성공적으로 고정됐다.
이러한 뇌심부 자극술은 소아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도된 적이 있지만, 가슴이 아닌 뇌에 신경자극장치를 삽입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 수술은 심각한 뇌전증에 대한 뇌심부 자극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CADET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킹스 칼리지 병원, 옥스퍼드 대학교 등이 참여했다.
수술을 받기 전 오란은 하루에 수십번에서 수백번에 이르는 발작으로 고통받았지만, 수술 후 낮 발작이 80%나 줄어들었을 정도로 발작 빈도가 매우 감소했다.
오란의 어머니인 저스틴은 아들이 자폐증과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도 앓고 있었지만 뇌전증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밝히며, 오란이 수술 후 행복해하고 있으며 그의 삶의 질도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마틴 티스달 박사는 수술을 통해 오란의 발작을 줄이고 삶의 질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뇌심부 자극술이 심각한 뇌전증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지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