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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이 청력과 균형감각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학내 방사선 의학연구소 김진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서울대 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 박민현 교수, 중앙대 융합공학부 최종훈 교수 등과 함께 미세플라스틱이 내이(內耳)를 손상해 청력 손상과 균형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8일 국제학술지 '위험 물질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일회용품 등에 들어가는 폴리에틸렌을 실험 쥐에 4개월간 매일 10㎍(마이크로그램) 먹인 뒤 내이의 청력과 균형감각을 검사했다.
연구진은 쥐의 내이 지방을 제거해 투명하게 만들고 내이를 구성하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폴리에틸렌 0.144㎍이 쌓인 것을 확인했다.
청력 측정 결과 정상적인 쥐는 31.7㏈(데시벨)에 반응했지만,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그보다 높은 54㏈에 반응해 청력 기능이 감소했다. 정상 쥐에 비해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일반적인 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50%가량 청력이 저하된 것이다.
트레드밀에 쥐를 태워 운동부하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정상 쥐는 평균 515.7초간 안정적으로 달렸지만,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안정적으로 달린 시간이 평균 322.1초에 그쳤다. 청력에 이어 운동 지속 능력도 감소한 것이다.
회전 봉에 쥐를 올렸을 때도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손발 악력이 30% 정도 낮았고 2배 빨리 떨어졌다.
연구팀은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에 포도당 유사체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FDG PET)을 진행해 청력 감소 시 확인되는 대뇌 측두엽의 포도당 대사 감소도 확인했다.
또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단백질 관련 유전정보를 담은 전사체 분석에서도 세포 사멸, 염증 관련 유전자가 많이 발현돼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손상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내이 영향 후속 연구를 수행하여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4-07-24 20:35:59
수정 2024-07-24 20:3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