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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 스마트폰을 보는 등 온전히 음식 섭취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한 식사'가 체중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네덜란드 라인데대 연구팀이 18~28세 성인 46명을 대상으로 체중 증가와 산만한 식사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산만한 식사를 한 참가자들은 음식 맛을 정확히 감지하지 못했고, 단시간에 허기를 느꼈다.
연구를 이끈 로테 반 딜런 교수는 "식사 중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뇌의 신호를 방해해 식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식사 중에는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렙틴 등이 분비되는데, 이때 주의가 산만해지면 배부름을 인지하게 하는 호르몬의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과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식사할 때 다른 일을 하면 뇌에 인지 부하가 일어나 음식의 제대로 된 맛과 향을 감지하는 능력이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팀이 참가자 42명을 대상으로 인지 과제의 난이도에 따른 맛 감지 능력을 확인한 결과,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며 레모네이드를 마신 그룹은 쉬운 과제를 수행한 그룹에 비해 단맛을 덜 느꼈고, 50% 더 많은 당을 섭취했다.
다른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설탕물의 당도를 인지하는 능력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또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인간의 뇌 영역 중 미각 처리를 담당하는 섬엽과 고차원적 인지에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이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로테 반 딜런 교수는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건강한 식습관에는 좋지 않다"며 "더 많이 먹는데도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건 비극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과식을 막으려면 식사할 때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를 치우고, 식사 자체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식사 속도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음식의 식감, 맛과 향을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