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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담배는 덜 해롭다는 착각..."대사질환 위험 3배 이상 ↑"

입력 2025-01-15 17:20:08 수정 2025-01-15 17: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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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중 '궐련형'은 연초의 잎을 고열로 찔 때 나오는 니코틴 증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가열 담배'라고도 불린다. 다른 방식인 '액상형'은 니코틴 용액을 사용한다.

잎을 직접 찌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가열 담배(궐련형)는 건강에 덜 위험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열 담배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반담배의 현재 흡연율은 전년보다 1.4%포인트 줄어든 18.9%를 기록했다.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8.7%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전자담배 중에서도 가열 담배의 사용률 증가세는 뚜렷하다. 2023년 기준 가열 담배 판매량 비중은 16.9%로, 2017년 2.2%에서 6년 만에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처럼 가열 담배 소비가 급증한 데는 기존 담배와 유사한 흡연 효과를 주면서도 건강 위험이 비교적 적다는 담배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생각이 건강상 이점에 대한 오해라고 지적한다. 가열 담배의 건강 위해성은 일반 담배와 견주어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다는 것이다.

15일 미국 콜로라도대 공중보건대학원, 아주대의료원, 이대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은 한국의학연구소(KMI)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7만8천4명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가열 담배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를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9년 건강검진 당시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1∼2년 후 이뤄진 검진에서 가열 담배 흡연이 대사증후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이번 조사에서 가열 담배의 3년 이상 사용률은 남성의 2.0%, 여성의 0.2%로 각각 집계됐다. 가장 높은 일일 사용 빈도는 남성이 하루 6∼10회(8.7%), 여성이 하루 1∼5회(1.4%)였다.

분석 결과 나이, 성별, 운동, 음주력, 일반 담배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가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가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에 견줘 1.68배 높았다.

또 현재 일반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서 가열 담배만 3년 이상 피운 사람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가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2.17배에 달했다.

특히 과거 일반 담배를 피운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 3년 이상 가열 담배만 사용한 사람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가열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의 3.20배까지 치솟았다.

가열 담배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사용량에 따라서도 차이를 나타냈다. 가열 담배를 하루 16회 이상 사용한 사람은 하루 1∼5회 사용한 사람에 견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1.33배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가열 담배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메커니즘이 일반담배와 비슷하다고 추정했다. 발암성, 독성을 가진 가열 담배 속 유해 물질이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체내 염증 등을 촉진함으로써 대사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담배로 인한 질병'(Tobacco induced diseases) 최신호에 실렸다.

지용호 이대서울병원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는 여러 가열 담배 제품이 모든 건강 결과에 대해 일반 담배보다 위험이 낮을 수 있다고 가정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5-01-15 17:20:08 수정 2025-01-15 17:20:08

#가열담배 , #담배 , #대사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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