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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살해 교사 '우울증' 부각돼선 안 돼...정신과 교수의 당부

입력 2025-02-12 17:07:57 수정 2025-02-12 17: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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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호 교수 / 나 교수 페이스북 캡처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김하늘(8) 양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신중한 언론 보도를 부탁했다.

나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일 대전 서구 초등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자료와 함께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나 교수는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며 "피해자의 부모님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가해자는 응당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한 나 교수는 "다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이 같은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해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나 교수는 저조한 국내 우울증 치료 현황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가해 교사의 우울증을 부각하는 것에 관해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이 살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 부디 명심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일 대전 모 초등학교에서 교사 A(48·여)씨는 1학년 김하늘양을 살해한 뒤 경찰에 자백했다. 그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나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과 하버드 보건대학원, 뉴욕대 레지던트를 지냈고, 현재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앞서 2023년 tvN 예능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5-02-12 17:07:57 수정 2025-02-12 17:07:57

#정신의학 ,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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