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자의 별별생각]엄마가 엄마에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난긴 겨울밤, 바로 잠들지 못하고 자꾸만 뒤척여진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새벽 두 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보인다. ‘잠들기는 틀렸구나’싶어 이어폰을 주섬주섬 꺼내 노래들을 채비를 마친다. 재생 목록을 보니 몇 해 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했던 이설아의 자작곡이 보였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노래가 나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고요한 밤, 귓가에 울려 퍼지는 노랫말. ‘엄마도 소년일 때가/ 엄마도 나만 할 때가/ 엄마도 아리따웠던 때가 있었겠지 (중략) 그 모든 걸 다 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 엄마로 산다는 것은/ 아프지 말거라/ 그거면 됐다’ 담담한 가사가 호젓한 마음을 휘휘 저어놓는다. 엄마들을 위한 팟캐스트 맘스 라디오 ‘친정 언니에게 말해봐’코너에서 소개된 사연 하나가 오래도록 기억 남는다. 친정엄마가 수술하게 되면서 자식 된 자신의 무심함과 이기심에 대한 내용이었다. 청취자는 10년을 넘게 무릎 때문에 고생했던 친정엄마가 여든이 가까이 된 나이에 갑작스레 수술하기로 결심했다고 운을 뗐다. 그간 고통을 참아왔던 친정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아픈 시간을 견뎌냈을 엄마의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하지만 수술하겠다는 친정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복잡해졌다는 사연의 주인공. 하필이면 바쁠 때라 ‘조금만 있다가 애들 방학하면 수술하시지’라는 마음에서였다. 아픈 엄마를 두고도 자신의 상황과 생각에 몰두한 모습에 양가적인 감정에 휩싸였을 사연의 주인공. 이내 사연은 이어졌다. 친정엄마의 수술이 지나고 간병을 하며 동이 불편할
2018-01-25 10:47:46
육아에도 힐링이 필요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과 아이에게 든든한 엄마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 ‘엄마’를 더 지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에 대한 책무와 기대감, 엄마의 고민은 오늘도 깊다.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정해진 틀은 없다. 부모 10계명, 이런 부모가 되자, 21세기의 부모 등 올바른 부모의 모습에 대한 지침은 넘쳐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가장 좋은 부모는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부모라는 점이다" - <상처를 떠나보내는 시간> (보아스) 59P◆ 걱정과 불안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훈육하고 다그치지만 엄마들의 마음 속에는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 걸 까', '혹시라도 아이가 비뚤어지면 어떡하지'라는 불안한 마음이 공존한다. 돌아서면 눈에 밟히는 우리 아이,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은 아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아이를 '향한 염려와 걱정 뒤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갈등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대' 에서 나온다. 갈등의 반복은 걱정과 불안을 증폭시키기에 좋은 이유가 된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자라줬으면', '이런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욕심에 엄마는 더욱 아이를 다그치게 된다.자녀가 자라 사춘기가 다가오면 엄마의 바람과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조 금만 그릇된 언행을 보이면 언성이 높아지는 엄마의 모습은 오히려 아이의 반감을 사기 쉽다. 나 자신도 바꾸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꾼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아이를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엄마가 가진 '스스로에 대한 낮은 신뢰'에 대해 깊이 생
2017-03-11 18:35:00
가을에 읽기 좋은 힐링 육아 에세이 3
폭염이 물러가고 바람이 서늘해져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마음을 힐링해 줄 육아 에세이 소개.◆ 삼대육아<삼대육아>는 시어머니와 육아를 함께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일화를 엮은 에세이다. 육아라면 흔히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뿐만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커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며 점점 엄마가 되어가는 저자, 손주들을 잘 키우고자 육아법을 공부하는 할머니, 서투르게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남편까지.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남매는 "엄마, 밤늦게 돌아다니면 여우가 잡아간대요"라며 매일 엄마를 기다린다. 덕분에 저자는 회사, 집, 보육 시설을 왕복하며 눈썹 휘날리게 달리고 아이들을 돌보는 틈틈이 살림도 한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살아가는 천하무적 워킹맘이다.남편의 삶도 정신없긴 마찬가지다. 일명 '파파곰' 남편은 어머니, 부인,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눈칫밥을 먹는다. "아빠는 왜 우리 집에 와?"라고 묻는 아들의 말에 화들짝 놀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살 좀 빼라"는 어머니의 호통에 부랴부랴 운동을 시작한다. 주말에도 출근해야 할 정도로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가는 게 먼저인 멋진 파파곰이다.천하무적 워킹맘과 멋진 파파곰 가족의 일화는 평범할 수 있지만,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특별하고 대단한 무언가가 아닌, 나와 내 가족들도 흔히 겪었을 법한 일화들이 이야기에 한층 더 몰입하고
2016-08-26 18: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