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시작,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날 준비를 다 했다고 방심하지 말자. 이번 여행에 꼭 챙겨야 할 짐이 하나 있다. 긴 이동시간아이의 지루함을 달래줄 '책'을 잊지 말 것. 스마트폰으로 아이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보단 독서의 계절이기도 한 가을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 여행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
이렇게 멋진 날
비가 내리는 날, 집에만 있기엔 심심하고 지루한 아이들은 라디오를 켜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다 함께 신나게 두 발을 구르다 비가 오는 바깥으로 나간다. 비를 다 맞으며 춤을 추고 웅덩이에서 뛰어놀며 함께 행진한다. 하늘은 차차 맑게 개고 아이들은 더욱 신나게 뛰놀기 시작한다. 하루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는 우리 아이들. 내일은 또 얼마나 멋진 날이 우리를 기다릴까 기대하게 하는 행복한 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그린 그림책으로 화창한 날이든 먹구름이 잔뜩 낀 날이든 늘 오늘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찾아내고야 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리처드 잭슨 글, 이수지 그림‧역, 비룡소, 1만2000원
우당탕탕 자동차 여행
‘무민’ 시리즈를 잇는 핀란드 최고의 인기 그림책 시리즈 <메시와 미스테리>의 세 번째 책. 색감이 뛰어난 그림이 가득하고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더불어 엉뚱 발랄한 반전까지 들어 있어 보고 읽는 즐거움을 한껏 누리게 해준다. 북유럽의 자연과 도시를 담은 아름다운 그림과 메시네 가족이 수수께끼 고양이 미스테리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신나게 여행하면서 곤경에 처한 낯선 이들을 도와주고 친구가 되는 유쾌한 이야기를 보고 읽노라면 마치 자동차를 타고 메시네 가족과 함께 북유럽을 여행하고 있는 것만 같다.
닌카 레이투 글, 이지영 역, 씨드북, 1만2000원
나는 봉지
한 아이와 엄마가 장을 보고 노란 봉지에 물건을 담아 집으로 온다. 노란 봉지는 다른 봉지들과 함께 다용도실 한쪽에 놓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깥세상을 궁금해하던 노란 봉지는 바람을 가득 담고 하늘로 날아올라 여행을 시작한다. 노란 봉지는 세상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을 만난다. 시련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해가 뜨고 새로운 바람이 불 때면 봉지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노란 봉지가 만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바로 ‘우리’다. 노란 봉지는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장난도 치고,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도 나눈다. 또 힘들어하는 이를 안아 주거나 그들이 기댈 수 있게 어깨를 내어 준다.
노인경 글‧그림, 웅진주니어, 1만 2000원
◆ 할머니댁에 가면서 읽는 책
우리 할머니가 자꾸만 작아져요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게 당연히 여겨지는 요즘. 할머니가 조금씩 늙어 가는 모습을 아이 눈높이에서 표현한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어진 할머니를 바라보는 손녀의 따뜻한 마음이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듬뿍 담겨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새롭게 접근한 그림책으로 마침내 아이는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아이는 할머니와 영영 이별하는 대신, 아이는 할머니를 기억하는 특별한 방법을 찾는다. 이 책을 함께 읽다보면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기억하는 성숙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잉카 팝스트 글, 메르다드 차에리 그림, 이기숙 역, 씨드북, 1만2000원
◆ 잠투정 하는 아이에게 읽어 줄 책
공룡이랑 살면 얼마나 좋을까!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이들, 아이들은 끊임없이 공룡에 이끌린다. 이 책의 주인공은 공룡 책의 흔한 남자아이가 아니라, 공룡 벽지로 도배된 방에서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공룡 마니아’ 소녀로 반려동물로 개나 고양이가 아닌 공룡을 기르고 싶어 한다. 공룡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로 살아 있는 공룡이랑 살면 어떨지 아이의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이의 마음처럼 장난기 가득한 그림과 더불어 아이의 풍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 멋지고 재치 넘치는 이야기가 자꾸 읽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잠자리 그림책이다.
개비 도네이 글, 알렉스 배로 그림, 김은령 역, 상상스쿨, 1만2000원
입체 세계 명작 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세계 최초 레이저 커팅 기술로 만들어진 섬세하고 아름다운 입체 그림책. 그림을 따라 곡선으로 커팅된 도톰한 책장, 정교하게 뚫린 크고 작은 구멍이 아이들을 신비로운 동화로 안내한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려진 세련된 일러스트는 등장인물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요정의 마법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성의 지붕, 장미 덩굴의 모양대로 섬세하게 뚫린 구멍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세계 고전 명작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쉽고 간결한 글로 담아내 아이 혼자 읽기에도 부담이 적다. 재미난 요소가 곳곳에 가득해 아이들의 감각을 자극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여 주는 새로운 형식의 명작 동화책이다.
안나 밀버른 각색, 제임스 마운트포드 그림, 어스본, 1만1000원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