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짧은 약식 회견을 갖는 '도어스테핑'은 통상 오전 8시 50분에 시작된다. 8시 40분에 서초동 사저에서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현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10여 분 전, 아파트 현관에서 아이들을 늘 만나온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차량과 비슷한 시각 아파트 앞을 지나는 유치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동네 아이들과 윤 대통령이 먼저 '도어스테핑'을 해온 셈이다.
2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사흘 전인 지난 20일에도 생후 16개월 남자아이 서진이는 유치원 버스를 타려는 누나를 따라 엄마와 함께 외출했다. 그 때는 마침 윤 대통령 출근 시간이었다.
아이를 마주친 윤 대통령은 "아이고 서진이 괜찮아?"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할아버지 뽀뽀"라고 하자 서진이는 이마로 윤 대통령 왼쪽 귀에 '박치기'를 했다.
엄마 김지나(40) 씨가 서진이를 안고서 "어머 죄송합니다"라고 물러섰고, 윤 대통령은 소리 내 웃었다고 한다.
서진이가 '윤석열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건 대선 다음 날인 지난 3월 10일이었고, 지난 7월에는 윤 대통령이 처음 서진이의 이름을 물었다.
그 뒤로 윤 대통령과 서진이의 만남은 수십 차례 이어졌다. 서진이는 경호처와 부속실 직원들이 다 알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윤 대통령은 다른 동네 꼬마들과도 얼굴을 익히고 친해졌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서진이 엄마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아기를 정말 예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자식이 없는 윤 대통령의 아이 사랑이 유별난 데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세종시 한 어린이집을 찾았을 당시, 한 아이가 공을 차 윤 대통령 허벅지를 맞추자 그 자리에서 몇 분 간 아이와 공놀이를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종로구 창신동의 방과 후 돌봄센터 방문 후 현장에서 '대통령 사인'을 못 받은 아이들 몇 명이 몹시 서운해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아이들 이름을 일일이 물어 대통령 상징 봉황이 새겨진 종이 수십장에 사인을 해 보내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조만간 한남동 관저로 이사하고 나면 동네 어린이들과의 만남도 어려워진다.
김씨는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동네를 떠나 섭섭하지만, 더 큰 일 하려고 가시는 것 아닌가"라며 "건강히 지내시라고 서진이와 함께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즈맘 뉴스룸 kizmom@kizmom.com
입력 2022-10-24 09:26:14
수정 2022-10-24 09:2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