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화된 역전세난과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인해 지난달 주택 월세 비중이 7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데다 최근 역전세난 확산, '빌라왕' 등 전세 사기 및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서울 주택 임대물건 가운데 월세가 5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5월 57%를 기록한 이후 또다시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대법원 확정일자 대상에는 아파트와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이 모두 들어가있다.
서울 주택 월세 비중은 지난해 1월 49%에서 2월에 52%로 50%를 넘어선 뒤 이후로 줄곧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본격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며 최고 57%까지 오른 뒤 6월 52%, 7월 53%, 8월 54%, 9월 55%, 10월 52%, 11월 54%를 기록하다가 12월이 되면서 다시 57%로 늘었다.
대법원 집계로 지난달 전체 전월세 거래량 6만5천287건 가운데 전세가 2만7천935건, 월세 3만7천352건으로 월세가 1만건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월세 비중이 전세를 뛰어넘은 것은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보증부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6∼7%에 달하는 반면 전월세 전환율은 3∼4% 선으로 이보다 낮다.
이런 가운데 12월 들어 유독 월세 비중이 다시 커진 것은 최근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또 '빌라왕' 등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일부 다세대·다가구 등에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는 등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전세 대신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전국 기준 월세 비중도 54.6%로 전월(52.4%)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5월 57.8%에 달했던 전국 월세 비중은 6월 50.3%, 6월 50.4%, 7월 52.9%, 8월 53.9%, 10월 51.9%, 11월 52.4%로 줄었으나 12월에 다시 지난해 5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12월 월세 비중은 각각 53%, 49%로 역시 지난해 5월(57%, 54%) 이후 최대다.
월세가 늘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전세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전세 사기 문제까지 불거지며 집주인들을 믿지 못하는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며 "고금리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세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세입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1-26 10:44:23
수정 2023-01-26 10:4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