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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무서워 '소맥' 못하겠네...술 값 또 오른다

입력 2023-02-20 00:00:37 수정 2023-02-20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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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제히 올랐던 '국민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작년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졌다.

맥주 세금 인상은 통상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이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런데도 지난해 상당수 주정회사는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회사 중 진로발효[018120]와 MH에탄올[023150]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6.6%, 6.0% 감소했다고 최근 공시하기도 했다.

올해 주정값이 작년에 이어 또 오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은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원가 부담 때문에 소주 출고가가 오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이미 소주와 맥주 출고가를 3∼6년 만에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국민 정서상 주류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어 몇 년간 쌓인 인상 요인을 지난해 몰아 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원가 부담에 주류업체들은 올해 역시 출고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주세, 병 가격, 원재료 가격,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모두 겹쳐 인상 요인이 상당하다"며 "지난해에도 인상 요인에 비해 인상률을 높게 가져간 것이 아니라 부담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1병 출고가가 85원가량 올랐는데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100∼150원 올랐다.

식당 판매가격 인상 폭은 이보다 더 컸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천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음식값에 비해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천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출고가가 오르면 '연쇄 작용'이 이어진 끝에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천원' 가격표가 일반화할 수 있다.

다만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 주류업체들이 아직은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11월에 맥주 출고가를 올린 만큼, 올해 추가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입력 2023-02-20 00:00:37 수정 2023-02-20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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