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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업체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계좌의 수상한 돈거래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누구든 입금할 수 있는 가상계좌를 악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려는 취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금융 플랫폼은 AML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AI, 이상거래 탐지 엔진 등을 이용하고 있다.
전자금융업자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충전 또는 구매용 가상계좌는 누구나 입금할 수 있고 입금자의 실명과 계좌번호를 알 수 없어 자금 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위장 가맹점에서의 반복결제 등으로 현금 흐름을 감추거나 환금성이 높은 상품을 구입한 뒤 현금화하는 방식의 악용 사례도 많다.
네이버페이는 AI 기계학습과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의심거래를 적발하는 그래프 모델을 개발했다. 거래금액과 어뷰징(악용) 패턴 등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의심거래 탐지와 보고가 자동화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이상거래탐지 시스템(FDS)을 도입해 불법적인 거래가 어렵게 만들었다.
거래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무인증(원클릭), 1차 인증, 2차 인증, 결제 불가로 거래 난이도를 높이는 식이다.
또 가맹처의 거래 위험도도 평가한다. 위험도는 위험거래의 발생빈도 및 거래의 예상 피해 규모를 종합해 산출한다.
전자금융업권은 AML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업계의 AML을 자체 점검한 결과를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었는데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평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AML을 더 고도화하려면 인력 투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장은 "현재의 AML 시스템은 결국 의심 정황에 경보를 울리는 수준이며 최종 판단에는 사람의 수기 검증이 필요하다"며 "전자금융업권은 시중 5대 은행에 비하면 아직 FDS나 AML에 투입되는 조직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ICT 기술에만 의존할 경우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모든 건을 원천 차단할 위험이 있는데 선의의 피해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